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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을 가장해 골퍼를 괴롭히는 것들
기사입력 2018.07.12 11: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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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어떤 스포츠보다 중독성이 강하다. 이유는 단 하나.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수십 년간 골프만 쳐온 프로골퍼들도 하루 사이에 10타 이상 차이나는 스코어를 내기도 한다. 내 맘대로 제대로 안된다. 컨디션이 안 좋거나 딴 생각이 마음속에 있을 때, 걱정이 많거나 몸이 조화롭게 움직이지 않을 때 전혀 생각지도 않은 스코어가 나오기도 한다. 어떤 때는 싱글골퍼 같다가도 또 어떤 때는 초보 같은 플레이를 할 때도 있다.

이처럼 골프는 민감한 운동이다. 컨디션이 좋다고 스코어가 좋지도 않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마치 아무리 오르고 올라도 닿지 않는 신기루 속 정상처럼.



▶집착, 불안, 초초, 걱정, 과욕, 도전

모든 주말 골퍼들은 일반적으로 이런 단어들에 대해 자기와는 전혀 관계없다며 강하게 부정한다. 왠지 부정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당연히 자신은 골프, 그중에서 스윙이나 장비, 루틴, 징크스 같은 것들은 남의 얘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을 ‘열심 골퍼’, ‘열정 골퍼’라고 부르기를 바란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골프는 만만치 않다. 아무리 열심히 하고 열정적으로 해도 늘 시원하게 펼쳐진 골프코스는 주말 골퍼들을 시험에 들게 하고 좌절을 맛보게 한다. 그리고 골퍼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왜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실수를 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골프가 늘지 않는다고 힘겨워 할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집중’과 ‘집착’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집중은 어떤 순간이라도 사람을 가장 강하게 하고 초인적인 능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집착은 해야 할 핵심을 벗어나 엉뚱한 것에 집중하게 한다.

골프에서 집중을 하기 위해 ‘루틴’이라는 것을 만든다. 딱 필요한 부분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시키기 위한 일정한 행동 양식이 바로 루틴이다. 18홀 라운드를 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4시간 30분가량이다.

이 중 골퍼들은 얼마나 집중을 할까. 4시간 30분 내내 긴장을 한다면 어떤 사람도 즐겁지 않고 머리에 쥐가 날 수도 있다. 프로 골퍼들이 샷을 한 차례 하기 위해 만드는 ‘루틴’은 40초가량 된다. 80타를 친다고 해도 총 라운드 시간 4시간 30분 중 50분이 조금 넘을 뿐이다.

모든 샷을 하는 순간 최고의 집중을 할 수 있는 이유다. 루틴의 순간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쳐야 할 목표를 향해 몸이 기억하는 스윙을 할 뿐이다. 하지만 주말 골퍼들은 ‘집중’이 아닌 ‘집착’을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몸이 기억하는 스윙이 아니라 ‘스윙’에 집착을 하기 때문에 쉬운 샷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아도 ‘내가 제대로 하고 있나’, ‘다운스윙 때 왼팔을 이렇게 당기고’, ‘어드레스를 잘 서야 하는데’ 등 스윙을 방해하는 생각을 한다. 실전이 아닌 연습을 할 때나 해야 할 생각이다. 이렇게 중요한 순간 스윙에 집착하는 이유가 뭘까. 바로 불안감 때문이다. 불안감은 자신이 약했던 부분을 상기시켜 주기도 하지만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진다. 그래서 ‘연습장 프로’들이 그렇게 많은 것이다.



▶샷할 땐 스윙·버디·실수 생각 말고

몸이 기억하는 스윙 리듬에만 집중

집착이 아니더라도 주말 골퍼들의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는 많다. 손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쓸데없는 자신감이다. 욕심이라는 단어로 불리기도 하는 그것이다. 내기 골프에서 동반자들이 모두 OB를 냈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사실 파4홀이라면 안전하게 아이언 두 번만 쳐도 그린에 오를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 드라이버를 잡고 평소보다 더 흥분된 상태에서 스윙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우드샷이 그렇게 정교하지 않은 골퍼도 연습장에서 몇 차례 잘 맞았던 기억을 더듬어 세컨샷에서 우드를 잡는다. 6번아이언을 치고 9번아이언으로 그린에 올릴 수 있는 데 말이다. 그리고 우드샷이 잘 안 맞아 해저드에 빠지거나 얼마 날아가지 않으면 괜스레 우드 헤드를 쳐다보며 “오늘따라 왜 이러지?”라는 말을 읊조리기도 한다. 웃지 마시라. 바로 당신 얘기이자 내 얘기다.

‘집착’은 잡념이다. 집중을 방해하는 쓸데없는 생각과 고민. 때로는 너무 아름다운 결과를 꿈꾸는 것도 잡념이 된다. 좋은 스윙과 좋은 임팩트. 그거면 끝이다. 결과도 당연히 좋다.

지난해까지 일본여자골프 무대를 점령했던 이보미는 한 샷 한 샷 집중을 위해 ‘게임 골프’라는 개념을 도입해 시합에 임했다. 일본 남녀골프 한 시즌 상금 신기록을 세운 비법. 바로 18홀 전체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1홀을 하나의 경기로 본다. 그리고 여기서 더 쪼개서 하나의 샷을 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다음 샷은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드라이버샷이 러프나 어려운 곳으로 갔다고 생각하자. 주말 골퍼들은 실망을 먼저 한다. 그리고 “아 버디는 물 건너갔네”라며 자책한다. 하지만 이보미의 ‘게임 골프’를 적용하면 달라진다. 두 번째 샷을 하러 가며 ‘어떻게 하면 좋은 샷을 할 수 있을까’만 생각한다. 볼이 날아가는 그림을 그리고 자세를 잡고 생각한 대로 그저 스윙을 한다. 트러블샷 상황에서 버디 기회를 만들어 내는 비법이다. 지금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는 것. 많은 골프 칼럼니스트들이 하는 말이 있다. ‘어제의 보기를 잊고 내일의 버디가 아닌 지금의 샷에 집중하라’는 말이다. 이보미의 ‘게임 골프’도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 즉 그 샷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골프는 철저하게 샷을 하는 순간과 그 이외의 순간을 구분지어야 한다. 그래야 동반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내 골프도 지킬 수 있다.


동반자와 1~2분 즐겁게 대화하고 내 샷을 해야 하는 ‘루틴’의 순간 딱 40초만 집중하면 된다. 간단하다.

대신 ‘집중’과 ‘집착’을 구분하고 집중을 위해 필요하지 않은 것을 버리는 가지치기가 중요하다. 조금 냉정하게 딱 한번만 자신이 가장 최근에 했던 라운드를 복기해 보자. 집중했는가 아니면 스윙이나 징크스에 ‘집착’했는가.

[조효성 매일경제 스포츠레저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4호 (2018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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