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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탕 냉탕 오가는 대북수혜주-철도·도로·통신 등 북한 인프라 관련주 1순위
기사입력 2018.07.12 10: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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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는 대북관계에 결정적인 변화가 있는 시기였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데 이어, 미북정상회담까지 연이어 개최됐다. 한국 증시를 오랫동안 짓눌러왔던 ‘북한 리스크’가 점차 해소될 기미를 보였다.

북한 테마는 한국 증시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북한 테마주’로 꼬리표가 달린 주식들이 춤추듯 주가가 올랐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바이오 테마가 증시를 지배했다면 초여름을 뜨겁게 달군 것은 단연 ‘북한’이었다.

지난 3월 주당 5만원을 넘지 못하던 현대건설 주가는 지난 5월 29일 장중 주당 7만9400원을 찍는 괴력을 보였다. 현대건설은 대북사업에 상당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과거 남북 경수로 사업을 주도했다. 북한과 긴밀한 연계를 맺었던 ‘현대’ 가문 소속 건설사라는 매력도 있다. 그룹 차원 지배구조 정리 과정에서 소속은 현대그룹에서 현대차그룹으로 넘어갔지만,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고 정주영 회장의 흔적이 묻어있는 회사다. 북한 측에서 현대건설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이 여전할 거라 믿는 시작도 존재한다.

철도관련주에도 테마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철도사정이 좋지 않다”는 취지의 말을 전한 게 발단이 됐다.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낙후된 북한 철도망을 재정비하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오를 거란 예상이 불거진 것이다.

5월 초 주당 2만원 안팎이었던 현대로템 주가가 6월 4일 장중 6만원을 돌파한 이유다. 한 달 만에 주가가 많게는 3배나 오른 것이다. 공모주 시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관측됐다. 6월 1일 증시 상장에 나선 현대사료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오리와 닭 등 가축 사료를 생산하는 업체다. 남북 화해무드가 이어지면 북한에 대규모 양계장이 들어설 것이란 시장 기대감이 퍼졌다. 9년 만에 공모주 청약 경쟁률 최고기록을 다시 쓰며 청약경쟁률 1690 대 1을 기록한 것이다. 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주가상승 움직임 역시 눈길을 끌었다. 미북정상회담 전 현지 언론이 북한이 미국에 대한 평화메시지를 전달할 목적으로 평양에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 개설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자, 증시 눈길이 햄버거 가맹점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에 몰린 것이다. 주가가 하루 만에 6% 넘게 치솟으며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사실 맘스터치가 북한에 단기에 매장을 오픈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만 증시에 상장된 햄버거 관련 주식이 거의 없어 단기 투기성 자금이 해마로푸드서비스로 옮겨간 측면이 있다.

하지만 테마로서의 대북 이슈가 소멸된 직후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주가가 속속 조정받는 분위기다. 주당 8만원 언저리까지 올랐던 현대건설 주가는 6월 18일 현재 6만원 초반까지 내려온 상황. 주당 3000원을 넘봤던 해마로푸드서비스 역시 같은 기간 2000원대 초반까지 주가가 내려왔다.



▶가파르게 올랐던 대북 테마주 조정 분위기

그렇다면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테마로서의 대북이슈는 이제 완전히 끝이 났다고 봐야 할까. 아니면 언제라도 다시 불이 지펴질 수 있는 ‘현재진행형’ 이슈로 봐야 할 것인가.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미북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자리에서 어떤 안건이 오갈 것인지를 먼저 예측해 봐야 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본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부 보수단체에서는 여전히 김정은의 진의를 의심하며 “언제든 김 위원장이 테이블을 떠날 수 있다”고 추론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미북정상회담 개최 이후 이 같은 분석에는 힘이 빠지는 게 현실이다. 그렇게 되기에는 이미 판돈이 너무 커진 상황이라, 김 위원장 본인에게도 잃을 게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경제적으로 위대한 국가가 될 것이다”라고 얘기하며 북한의 개방 행보에 힘을 실어준 상황이다.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은 미북관계를 조율하며 남북 간 오랜 대척의 세기를 끝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대대적인 경제 제재 이후 북한의 경제는 상당히 타격을 입었다는 게 중론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승부수에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큰 것 한방을 얻어가야 한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회담에서 ‘CVID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로 정리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 문구를 넣지 않고도 미국의 호평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얻었다. 북한으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얻어냈다는 분석 목소리가 나온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이렇게 흘러가는 판을 굳이 깰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남북 화해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일단 예상해야 한다.

그렇다면 남은 건 수혜 종목이다. 우선 단기 급등했다가 조정국면으로 흘러간 건설주는 여전히 눈여겨봐야 할 업종이다. 다만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한 시기, 그리고 미북정상회담을 전후한 시기에 보여줬던 폭발적인 주가 상승은 앞으로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간 싸움을 염두에 두고 종목을 매수한다면 여전히 투자 메리트가 있다. 왜냐하면 남북 경협 확대 국면에서 도로와 철도, 항만 등 북한의 인프라 개발이 뒤따르지 않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기 때문이다. 시기를 정확히 특정할 수는 없지만 낙후된 인프라 전반에 대한 투자는 반드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작업은 건설사가 한다. 물론 사업권을 한국 건설사가 할지, 아니면 미국이나 중국건설사가 할지 지금으로는 정확히 특정할 수 없다. 하지만 국토의 상당 지역이 미개발 지역인 북한을 개발하면서 한국 건설사 일감이 늘지 않으리라 상상할 수는 없다. 엄청난 규모의 신사업이 몰려들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2007년 10·4 선언 당시 합의된 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발표한 바 있다. 그 당시 논의되었던 사업은 개성공단 2단계 공사, 백두산 관광개발, 환경보호와 조림사업, SOC(사회간접자본) 확충 사업 등이다.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도 함께 논의되었다. 물론 이들 사업 관련 회사 주가는 한번 급등했다가 주춤한 바 있지만,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합의사항이 향후 시차를 두고 하나씩 이행된다고 가정하면 주가가 조정을 받은 지금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물론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을 수혜주로 꼽을 수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은 오랜 기간 주가가 조정을 받아 밸류에이션상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국면이 아니다”며 “대북관련 사업에서 수주가 이어진다면 주가가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계 분야도 대표적인 인프라 수혜주라 볼 수 있다. 건설사들이 북쪽 지역에서 사업을 할 때 맨손에 삽을 들고 땅을 팔 수는 없다. 엄청난 규모의 기계 설비가 필요하다. 철도주 중에서는 앞서 거론한 현대로템이, 발전사업 부문에서는 탁월한 역량을 갖춘 두산중공업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전기설비 업체 중에서는 현대일렉트릭이 대안이 될 만하다.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굴삭기 수요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북한에서 사업이 구체화되면 전력설비와 굴삭기 수요는 엄청나게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단기 실적이 튼튼한 종목 몇 개를 추려 투자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전력, 통신 분야 기대해볼 만

통신분야도 기대되는 업종으로 꼽을 만하다. 북한에도 적잖은 인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체계적인 통신 네트워크가 갖춰졌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또한 남북 경협이 확대되면 북한은 짧은 기간 내에 통신 인프라를 압축적으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에 관련 부품 수요가 확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통신망 사업이 국가 기간사업인 만큼 보안 등을 우려해 북한이 한국 기업을 상대로 얼마만큼 통신 문호를 오픈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 정부의 통신망 전략을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와이파이 관련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며 “관련 업종에 대한 장기 투자 전망이 좋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의료품이나 식품주도 대북관련주로 부상할 수 있다. 북한에는 기초의약품 수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원했을 때 맞는 수액 등과 같은 물품은 가장 먼저 지원을 해야 할 대상이다. 따라서 JW생명과학을 비롯한 기초의약품 종목은 대북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라 할 수 있다.
식료품 관련주도 같은 맥락에서 기대해볼 만하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유, 밀가루 등 필수 식료품은 과거 대북 지원품목에 빠지지 않고 들어있었다”며 “앞으로 펼쳐진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업종은 지금까지 대북 수혜주 테마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시류를 잘 타면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장원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4호 (2018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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