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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신호 켜진 P2P대출-10%대 수익률만큼 리스크도 높아 안전과 수익 두 마리 토끼 가능할까
기사입력 2018.07.12 10: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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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김지원(32) 씨는 투자한 P2P 때문에 여간 고민이 아니다. 10%대 높은 수익률에 다달이 원리금이 들어와 만족스러웠는데 최근 부실률이 높아졌다는 뉴스를 보니 덜컥 겁이 났다. 80여 개가 넘는 기업 중에 어느 회사를 선택해야 가장 안전할까. 어떤 상품을 골라야 가장 건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고민이 되지만 선택은 쉽지 않다. 부동산과 IT, 금융이 한데 몰려있는 분야다 보니 초보 재테크인인들이 옥석을 가리기는 쉽지가 않다.



▶무섭게 커지는 P2P… 부작용도 잇따라

지난 5월 P2P(개인 간) 누적대출액이 2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한국P2P금융협회는 5월 회원사들의 누적 대출액이 2조2093억원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배 규모로 전월 대비로는 1923억원 증가를 의미한다. 쏠쏠한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주목도만큼이나 성장통도 따르고 있다. P2P 업체는 정식 금융회사가 아니라서 투자자 보호 장치가 거의 없다. 때문에 일부 업체의 부실 대출로 투자자 피해도 잇따랐다. P2P 업체 ‘헤라펀딩’은 투자금 130억원을 돌려주지 못한 채 지난달 24일 부도를 냈다.

이 업체 상품에 200만원가량 투자했던 김 모(35) 씨는 “신혼집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는데, 수익은커녕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당국도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앞으로 P2P 업체를 직접 감독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만들겠다고 14일 밝혔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법무부·경찰청·금융감독원 관계자들과 ‘P2P 대출 합동 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부위원장은 “P2P 시장에 진입 제한이 없다 보니 업체가 난립해 기술력과 안전성을 갖춘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간 구분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대출에 대한 공시 강화 등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신속히 반영하고, 입법을 통해 규율 내용의 강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아직 명확한 법제화가 안 된 상황에서 덮어두고 투자를 하자니 원금손실 걱정이 앞선다. 그렇다고 손을 놓기엔 동일 리스크군 대비 높은 수익률이 매력적이다.

양태영 한국P2P금융협회장(테라펀딩 대표)은 “P2P 업계에선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고 본다”며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검증된 업체와 상품에 분산 투자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뜨거운 감자가 되는 게 부동산 P2P다. 부동산 P2P는 P2P계에서 ‘양날의 칼’로 불린다. 수익률이 통상 연 12~16% 정도로 신용대출 P2P보다 3~5%포인트 높아 투자자 선호도가 높다. 이 때문에 70%에 가까운 P2P업체들이 진출해 있는 분야다. 하지만 뜨거운 관심만큼 부동산 P2P를 둘러싼 잡음도 크다. 최근 주요 업체 중 한 곳이 도산하는가 하면 실태조사에 나선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P2P가 불안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부동산 P2P 선·후순위 상품 따져봐야

부동산 P2P에 어떻게 접근해야 안전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까. 부동산 1위 P2P 업체인 테라펀딩 양태영 대표는 “부동산 P2P 세부 6가지 종류에 대한 차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면서 “더 높은 수익률에 대한 약속이나 경품에 현혹될 게 아니라 제대로 공부한 뒤 투자를 시작해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대표가 첫 번째로 설명한 부동산 P2P 종류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칠 때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다. 바로 부동산 후순위 담보채권이다. 양 대표는 일종의 중금리 대출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담보가 있고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순위도 높기 때문에 투자손실률이 낮다. 연체가 생기면 바로 부실채권(NPL) 처리 전문사에 매각하므로 연체나 부실이 발생할 위험이 적다. 이미 만들어진 건물에 투자하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 민감도도 덜하다. 대신 수익률은 연 7~9% 정도로 여타 부동산 P2P에 비해 5%포인트 내외로 낮은 편이다.

그는 “금감원이 최근 부실률이 높다고 지적한 건 후순위 PF”라면서 “후순위 PF와 후순위 부동산담보대출은 전혀 다른 상품”이라고 말했다. 후순위 아파트 담보대출 중에서도 더 안전한 투자상품을 꼽으려면 대단지와 역세권을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부동산 P2P 중 상품이 가장 많고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상품군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다. 부동산 PF는 건축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처음에는 토지를 담보로 은행·P2P 등에서 돈을 빌리고 준공이 끝나면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처음 돈을 빌려준 은행·P2P 등에 상환하는 구조다.

양 대표는 부동산 PF도 세부적으로 두 종류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선순위 PF와 후순위 PF다. 일반적으로 P2P 투자시장에 나와 있는 대다수 PF는 후순위 PF다. 제1금융권인 은행이 1순위 채권자, 2순위 채권자로 P2P가 들어가는 식이다.

양 대표는 “문제는 후순위 채권자가 들어올 때 발생한다. 대부업체나 다른 P2P업체가 3순위 이하로 들어오면 역시 근저당권을 설정하는데 ‘해지 동의권’이 있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면 토지를 담보로 은행이 5억원, 2순위 P2P가 1억원, 3순위에서 1억원의 대출을 건설사에 해줬는데 막상 상환할 때는 건설사가 건물을 담보로 6억원밖에 대출을 받지 못한다. 이 경우 앞선 1·2순위에서 배당을 받아버리면 3순위 채권자는 채권 회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근저당권 해지를 동의해주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에는 결국 경매로 부동산이 넘어가는 상황이 생기고 상환일을 넘길 수밖에 없어 연체가 일어난다. 투자자뿐 아니라 P2P업체도 상환일 전까지 3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는지 알 도리가 없다.

양 대표는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선순위 PF가 답이라고 말했다. 선순위 PF는 신탁을 맡기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탁을 걸게 되면 후순위에 다른 채권자가 들어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준공이 완료된 후 채권자끼리 상환금액을 놓고 서로 다툼을 벌이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양 대표는 “선순위 PF는 대형 P2P 회사가 아니면 운용하기 어렵다”면서 “기존 은행 선순위 채권을 매입하면서 만들어지는데 신생업체들은 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다 확실한 투자를 위해 선순위 PF 상품이라 하더라도 주소가 공개된 투자상품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신탁이 정말 걸려 있는지 등기열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 외 상품으로는 NPL이 있다. NPL 처리 전문업체에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경매에 넘어간 부동산이 낙찰되면 그 금액으로 상환하는 시스템이다. 주로 저축은행이 메인 대출자가 되고 부족한 자금을 P2P에서 메우는 형태다. PF보다 리스크가 높지는 않지만 경매가가 턱없이 낮게 나오면 후순위인 P2P가 배당을 받지 못 할 수 있다.

최근 부동산 P2P업계에 새롭게 등장한 상품군이 있다. ‘자산유동화대출(ABL·Asset Backed Loan)’이다. 시행사 또는 시공사가 부동산 건설 진행 중 발생하는 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상품이다. 18% 정도 수익률로 부동산 P2P 중에서도 고수익을 내는 상품군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양 대표는 “ABL은 고수익을 담보로 하지만 보다 더 신중하게 투자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ABL도 두 종류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분양대금형과 공사대금형이다. 분양대금형은 완료된 분양대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 시행사는 이를 가지고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분양이 완료된 상태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지만 문제는 부동산 침체기 때다.

양 대표는 “분양대금형은 대규모 분양이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지면 문제가 된다”면서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가 떨어지면 계약금을 포기해 버리는 이들이 발생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여타 부동산 P2P보다 부동산 경기에 가장 민감한 상품이라는 뜻이다.

공사대금형은 시공사가 받을 공사대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한다. 여러 지역 공사가 겹쳐 공사비용을 융통해야 할 때 필요한 자금이다.

테라펀딩 양태영 대표이사

양 대표는 “공사현장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연달아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어떤 식으로 심사가 진행되는지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모든 상품을 아우르는 가장 중요한 투자비법 대전제가 있다. 투자자 본인이 기본적인 부동산 투자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양 대표는 “모든 상품 종류 여하를 떠나 가장 중요한 것은 부동산 입지”라면서 “분양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 곳인지 주변 시세가 어느 정도인지 체크한 뒤 투자를 실행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HSBC은행 근무 당시 재테크로 부동산 경매를 시작했는데, 첫 투자가 잘돼 이익을 남겼고 이에 부동산 경매를 직업으로 삼게 됐다”며 “부동산 경매를 8년간 하면서 민법·민사집행법 등 관련 법률과 부동산 전문지식을 쌓았고, 2013년 부동산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성공 비즈니스 모델을 찾던 중 미국 부동산 크라우드펀딩 모델이 국내에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간 없고 안정성 따지면 자동분산투자가 답

투자상품을 따져볼 시간이 없고 안정성도 놓치기 싫은 투자자들이라면 개인신용P2P 상품에 투자하는 편이 좋다. 분산투자를 할 경우 절세혜택도 볼 수 있다. 개인신용 P2P는 부동산이 아닌 일반 개인들에게 신용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다수의 개인들에게 분산투자를 하면 위험률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개인신용P2P 전문 기업인 렌딧의 경우 채권당 최소 투자 금액은 5000원이다. P2P금융기업 중 가장 소액으로 분산해 투자할 수 있다. 100만원을 투자할 때 1개 채권당 5000원씩 분산하면 총 200개의 채권에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것. 같은 금액이라도 더 적은 금액으로 잘게 쪼개 분산투자하면 평균 실효세율도 감소했다.


예를 들어 200만원을 투자할 때, 100개 이하의 채권에 분산한 경우 실효세율은 23.5%다. 그러나 101~200개 구간으로 분산하면 19.1%, 201~300개 구간은 15.6%로 실효세율이 감소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P2P 투자 세율인 27.5%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오찬종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4호 (2018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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