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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온라인 강화 총력전 “쇼핑은 맞춤형·퀵배송, 광고는 웹드라마 승부수”
기사입력 2018.06.05 11: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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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다른 상품군에 비해 구매 시 ‘소비자 관여도’가 높은 제품군이다. 소비자가 직접 보거나 착용해본 후 맘에 들지 않으면 환불·반품 등 ‘귀찮음’이 가중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따라서 그간 패션업계 주요 유통 채널은 오프라인의 틀을 벗지 못했고, 고객도 옷을 사기 위해 발품 파는 일을 당연시했다.

하지만 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판매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업계의 트렌드 자체가 바뀌고 있다. 패션계 주요 기업은 그간 온라인 쇼핑몰을 의류 벤처나 디자이너 브랜드를 위한, 소량 판매만 가능한 장소로 취급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비중이 최근 몇 년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흐름이 바뀌자, ‘패션 공룡’들도 이에 맞춰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 대비가 어려운 형편이 됐다. 보수적인 패션업계에 본격적인 ‘변화의 바람’이 부는 지금, 개별 기업들의 대처도 각양각색이다.



▶LF, 패션몰 넘은 ‘종합 라이프스타일 몰’ 지향…

고객만족 강화 신플랫폼 ‘인기’

온라인 선두주자 LF는 주요 패션기업 중 온라인몰을 통해 최대 매출을 올리는 업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온라인 채널을 통해 30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4년 추정치인 약 1385억원과 비교해 약 120% 뛰어오른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약 10%에서 2016년 20%, 지난해 22% 선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는 공식 쇼핑몰 ‘LF몰’을 단순 패션 통합몰을 뛰어넘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쇼핑몰’로 키워낸 결과다. 가령 LF몰은 지난 2월 ‘리빙관’ 론칭으로 상품 카테고리를 대폭 확충, 단순 패션몰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섰다. 인테리어 가구와 홈 데코레이션 용품, 차별화된 디자인을 지닌 생활용품·침구류 등 40여 개 브랜드 300여 제품을 입점시켰다.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화장품 브랜드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6년부터 ‘불리(BULY)1803’ ‘그라네파스텔’ ‘그린랜드’ 등 해외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들여왔으며, 이어 SK2·에스티로더 등 200여 개의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아예 5월 초부터는 ‘K-뷰티’ 대표주자 격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브랜드도 취급 목록에 올렸다.

자사몰 단독 판매 상품, 온라인 전용 브랜드의 활약도 LF몰을 통한 수익성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LF가 지난 2016년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시킨 ‘일꼬르소’ ‘질바이질스튜어트’ 등은 비록 오프라인 매장이 없지만, 온라인에서 받는 호응이 상당하다.

제품을 아무리 늘려도, 이를 판매하는 플랫폼에 신선함이 없다면 ‘도로아미타불’인 법. LF는 지난해 5월 슈트 맞춤 제작 서비스 ‘e-테일러’를 선보이며 O2O(Online to Offline) 유통을 시험했다. 온라인 쇼핑몰 중에서 최초 론칭한 서비스로, 온라인에서 가장 구매하기 어려운 품목이 남성 정장이라는 고객 반응을 분석한 결과다.

고객이 LF몰 모바일앱에서 서비스를 신청하면, 전문 정장 재단사(테일러)가 사흘 내로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방문한다. 테일러가 고객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하고 상담을 나눈 뒤, 그에 맞춰 제작된 정장을 고객에게 직접 전달한다. 론칭 1년 만에 이용 고객 수가 지난해 대비 50% 늘었다.

소비자 구매 만족도를 높이는 새로운 시도도 지속 실시하고 있다. 지난 3월 론칭한 신규 플랫폼 ‘인생한벌’이 대표적이다. 입점 브랜드가 온라인 전용 제품을 매주 1개씩 내놓으면, 이를 일주일간 정가 대비 20~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프로그램이다.

한정 수량만 판매하므로 희소성이 높은 반면, ‘가성비’는 되레 우수하기 때문에 판매 제품마다 꾸준한 완판을 기록하고 있다. 보통 파는 데 석 달이 걸리는 의류 1000장이 인생한벌을 거쳐 단 3일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특히 상품 관련 문의사항에 대해 담당 MD가 직접 댓글을 달아주는 서비스를 함께 접목해 호평받고 있다.

‘인생한벌’이 이미 생산된 상품에 대해 일정 ‘최대수량’까지 주문을 받는다면, ‘마이슈즈룸’은 역으로 미제작 상품을 대상으로 ‘최소수량’ 이상 주문을 받아 비로소 생산에 들어가는 플랫폼이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이래 이달까지 여섯 차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최소 주문수량 대비 적으면 3배, 많게는 13배에 이르는 주문을 받을 만큼 인기가 높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5월 새로 개편한 공식 온라인몰 ‘SSF샵’ 홈페이지 캡처



▶‘인공지능·O2O·퀵배송… 유통가 최신 트렌드가 한 곳에’

삼성패션 SSF샵

패션몰의 탈을 벗지 않으면서, 쇼핑몰 플랫폼 자체의 역량 강화에 보다 힘쓰는 곳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다. 지난 2016년 통합 온라인몰 ‘SSF샵’ 오픈 이래 지속적, 공격적으로 신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SSF샵은 지난해 기준 1500억원을 넘는 연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4월 말 기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4% 오른 매출을 기록했으며, 유입 방문자수도 22% 증가하며 향후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당장 지난 15일 ‘쇼확행(쇼핑의 확실한 행복)’을 슬로건으로 내걸며 또 한 차례의 사이트 개편을 단행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을 찾아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한층 강화한 점이 돋보인다. 가령 사진에서 상품의 컬러·소재·스타일·실루엣 등 정보를 추출해내, 해당 패션아이템의 유사 상품을 찾아주는 식이다.

가령 SSF샵에서 옐로 원피스를 선택하면, 해당 상품 정보와 함께 이미지상 유사한 상품을 추천해 준다. 이 추천 내용에는 기존 고객들이 선택했던 구매 패턴 및 결과도 녹아들어 있다.

‘패션 전문몰’로서 입지 강화를 위해 기존에 제공하던 스타일 추천 서비스 ‘겟 더 스타일(Get the Style)’도 확대했다. 패션계 싱크탱크로서 이름이 높은 삼성패션연구소가 트렌드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고객은 이를 토대로 패션계 최근 동향과 스타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업계 최초의 ‘온라인 AS서비스’ 시스템도 구축했다. 수선해야 할 옷을 바리바리 싸들고 매장에 갈 필요 없이, 그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모바일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택배 기사가 직접 고객이 있는 장소를 방문해 수선품을 가져가기 때문. AS서비스 전문가가 소요시간·비용 등 문의사항에 대해 직접 실시간으로 답해주는 점도 매력적이다.

기존 다수 홈페이지들이 간과하던 ‘비주얼의 문제’를 개선한 건 덤이다. 모바일 시대를 따라잡지 못한 홈페이지는 PC·스마트폰 등 사용 플랫폼에 따라 글씨가 난잡해지거나, 불필요한 공백이 나오는 등 ‘눈살 찌푸려지는’ 모양을 보이곤 했다. SSF샵은 이번 재개편으로 플랫폼에 맞춘 화면 크기 자동조절, 비주얼 차별화 등을 완비했다. 전반적 사이트 디자인 자체도 ‘패션기업에 걸맞은’ 모양새로 개편했다.

SSF샵은 이번 개편에 이미 시행중인 O2O·퀵배송 등 서비스를 더해, 유통가 최신 키워드를 한데 모은 ‘첨단 패션 쇼핑몰’ 면모를 갖추게 됐다. SSF샵은 초기 단계인 2016년부터 에잇세컨즈·빈폴 등 일부 브랜드 중심으로 O2O 서비스를 해왔으며, 지난해에는 남성복 ‘로가디스’의 전국 O2O 서비스 ‘스마트 슈트 파인더(Smart Suit Finder)’까지 개시했다.

고객이 ‘스마트 슈트 파인더’에 접속해 입을 시기와 선호하는 핏, 원하는 색 등의 정보를 제공하면 최적의 상품이 추천된다. 상품 선택 후 키와 허리 사이즈를 써 넣으면 알맞은 상품 사이즈도 찾아준다. 고객은 이렇게 구매한 제품을 매장에서 받아갈 수 있으며, 사이즈가 체형과 맞지 않을 경우 현장에서 물건을 바로 바꿀 수 있다.

지난해 연말 도입한 퀵배송 서비스는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3~5시간 내에 물건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추가 비용이 필요하지만 VIP고객의 경우 특정 횟수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섬 “사려는 옷 집에서 미리 입어보세요”…

유니클로 “온라인서 사이즈 비교를”

여타 주요 패션기업도 ‘대세 트렌드’로 떠오른 온라인몰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의 ‘더한섬닷컴’은 지난 1월 신규 O2O 홈피팅 서비스 ‘앳 홈(at HOME)’을 론칭했다. 그간 더한섬닷컴에는 O2O 픽업 서비스(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수령)나 고객이 사전에 입력한 정보에 기초한 큐레이션 서비스가 갖춰져 있었으나, 홈피팅 서비스를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객이 최종 구매 전, 사려는 옷을 집으로 배송받아 직접 입어볼 수 있게 만든 점이 골자다. 더한섬닷컴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옷걸이 모양’의 아이콘이 표시돼 있는 상품에 한해 최대 3개 상품까지 선택할 수 있다. 고객은 선택한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은 뒤, ‘앳홈 신청하기’ 버튼을 누르고 원하는 배송 시간대를 고르면 된다.

선택한 상품은 ‘앳 홈’ 담당 직원과 서비스 전용 차량을 통해 배송되며, 고객은 이틀 안에 원하는 상품을 골라 결제하면 된다. 배송된 3개 상품 중 결제하지 않은 상품은 ‘앳 홈’ 담당 직원이 무료로 회수해 가며, 3개 상품 모두 결제하지 않아도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론칭 초기인 관계로 VIP 고객, 온라인몰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서울 내 특정 지역에 한해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서비스 대상·지역과 함께 구매가 가능한 제품 풀(Pool)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프라임 회원에 한해 최대 15개 품목까지 구매 전 미리 입어볼 수 있는 ‘프라임 워드로브(Prime Wardrobe)’를 도입했고, 글로벌 명품 온라인쇼핑몰인 네타포르테도 VIP 고객 대상으로 홈피팅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며 “오프라인 매장과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려는 온라인 플랫폼 기반 기업 움직임을 따라잡기 위해 홈피팅 서비스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대량 판매가 타 복종보다 절실한 제조·유통 일괄(SPA) 업계는 온라인몰 편의성 강화를 다른 어느 곳보다 중요시한다. 업계 1위 유니클로는 한섬과 비슷한 시기 온라인몰에 ‘사이즈 비교하기’ 서비스를 새로 도입했다. 사려는 상품과 고객이 이미 보유한 유니클로 상품, 또는 본인이 가진 다른 옷(수치 기입 필요)의 사이즈 차이를 시각적으로 견줘볼 수 있는 기능이다.

자라(ZARA)도 이와 같은 취지의 ‘내 사이즈 확인하기’ 서비스를 온라인몰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키와 체중을 입력하고 선호하는 핏(더 타이트하게·딱 맞게·헐렁하게)을 고르면, 자신과 비슷한 키·체중·선호하는 핏을 지닌 고객의 몇 퍼센트가 어떤 사이즈를 구매한 후 사이즈 문제로 반품하지 않았는지 알려준다. 복부 모양, 골반 모양, 나이 등 추가정보를 넣으면 더 자세한 사이즈 추천을 받을 수 있다.

LF몰이 지난 3월 신규 론칭한 ‘인생한벌’ 플랫폼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웹드라마



▶웹드라마·예능쇼…

온라인몰 프로모션 콘텐츠 ‘천태만상’

물건을 파는 플랫폼이 바뀌면 그에 맞춰 프로모션 방법도 바뀌기 마련. 온라인몰에 사활을 건 대다수 업체는 오프라인 시대의 주요 광고 방법이었던 TV 광고·PPL 대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신규 홍보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 SNS 활동은 기본에 이색 동영상·웹드라마·토크쇼 등 젊은 층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수단을 속속 도입 중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4월 남성복 브랜드 로가디스 수트를 주제로 한 웹드라마 ‘스마트 스타일링 2.0’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5월 중순 현재 유튜브에서 170만 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일 만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스마트 스타일링’ 1편이 360만 뷰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인기였다.

타깃 고객층인 30~40대 고객층에게 어필하기 위해 이들이 관심 가질 만한 ‘스파이’를 소재로 채택했다. 의문의 가방을 든 남성과 그를 쫓는 적들 간의 숨 막히는 추격신, 화려한 액션 장면을 조합해 액션 영화에 버금가는 영상미를 냈다. 주인공이 다양한 상황에서 포멀과 캐주얼 스타일링을 자유자재로 조합, 변신하는 부분은 브랜드를 알리는 핵심 소재가 됐다. 영상 속 주인공은 적들에게 쫓기는 동안 수차례 옷차림을 바꾼다. 단정한 그레이 컬러의 수트부터 네이비 컬러의 셋업룩, 초경량 에어 프린트 재킷과 데님 팬츠를 활용한 세미 캐주얼웨어, 활동성 좋은 스카이 블루 사파리 스타일까지 다양한 상황별 스타일링을 보여준다.

LF는 지난해 9월 론칭한 ‘쌍방향 소통 쇼핑채널’ 냐온(LFON)을 통해 판촉을 펼치고 있다. TV와 다른 인터넷의 특성을 활용해 출연자와의 양방향 소통, 실시간 쇼핑이 가능하게 만든 채널이다. 상품 정보를 비롯한 콘텐츠 제공은 물론 콘텐츠 편성, 고객 참여, 혜택 제공, 판매가 한데 연계되게 만든 신개념 커머스 플랫폼이다. 대표 프로그램인 8부작 라이브 쇼핑쇼 ‘붐붐카페’는 지난달 기준 35만 건에 이르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예능 형태의 쇼핑 프로그램으로, 유명 방송인 붐이 카페 사장으로 출연해 고객에게 다양한 선물을 주는 콘셉트다. 붐 외에도 매회 쇼핑 주제에 맞는 연예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 유명인사가 게스트로 출연한다.

방송을 시청하는 고객들은 재미와 함께 다양한 쇼핑 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 실시간 채팅 서비스를 통해 출연자들에게 궁금한 사항을 즉시 질문할 수도 있다.
상품 구매도 생방송 도중 얼마든지 손쉽게 가능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온라몰 S.I.빌리지닷컴은 올해 SNS 등 온라인에서 한 개의 브랜드를 심층적으로 소개하는 ‘Q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패션 브랜드 디젤(DIESEL)을 프로젝트의 첫 번째 주인공으로 택해 ‘내 행운의 청바지’를 주제로 디젤 브랜드와 주요 데님 제품을 소개하는 온라인 전용 영상을 제작, 공개하기도 했다.

[문호현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3호 (2018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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