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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 필수템 된 ‘코스닥 벤처펀드’ 주머니 가벼운 직장인은 공모펀드 유리
기사입력 2018.05.04 1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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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이렇게 빨리 팔려 나간 상품을 본 적이 없다.”

지난 4월에 나온 코스닥 벤처펀드를 두고 자산운용업계가 한결같이 전하는 말이다. 4월 5일 첫 출시된 코스닥 벤처펀드가 시중 자금을 빠르게 회수하며 재테크족의 ‘머스트 해브’ 상품으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4월 5일 나온 코스닥 벤처펀드는 16일 기준 설정액 1조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주말을 제외하고 8거래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하루에 1000억원 넘는 자금이 꼬박꼬박 코스닥 벤처펀드로 몰려들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5월 내 2조원 돌파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기에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는 것일까.

코스닥 벤처펀드는 펀드 운용자산 절반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지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좀 더 도식적으로 접근하면 ‘15·35·50의 법칙’에 따라 투자하는 상품이라 볼 수 있다. 펀드 운용자산 15%는 벤처기업 신규발행 주식 혹은 메자닌에 투자하는 구조다. 쉽게 말해 벤처가 발행한 보통주에 지분투자를 하거나 이들 기업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상환우선주(RCPS)에 투자하는 구조다.

좀 더 깊게 들어가면 공모 형태로 나온 코스닥 벤처펀드인지, 사모 형태로 나온 코스닥 벤처펀드인지에 따라 담을 수 있는 상품 구조가 조금 다르다. 사모펀드는 제한된 소수의 사람을 상대로 상품을 파는 구조라서 규제를 좀 덜 받는 측면이 있다. 벤처가 발행한 CB나 BW를 모두 자유롭게 담을 수 있다.

하지만 공모펀드 형태로 나온 코스닥 벤처펀드는 2개 이상의 신용평가 기관으로부터 채권 등급을 받아야 펀드에 편입시킬 수 있다는 규정을 따라야 한다. 따라서 벤처가 내놓은 CB, BW 역시 등급을 받아야 자산에 편입시킬 수 있는데, 문제는 벤처가 찍은 CB나 BW는 신용등급이 나올 수 없는 구조라는 데 있다. 따라서 공모펀드는 벤처의 CB, BW는 편입 자산에서 아예 제외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산의 35%는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지 7년 이내의 코스닥 구주 등에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35% 전부를 코스닥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거나 혹은 신주에 투자할 수 있다. 나머지 50%에 대해서는 운용사 자유다. 이 룰을 지키면 엄청난 혜택을 부여받는다. 코스닥 신규 상장 공모주의 30%를 코스닥 벤처펀드에 우선 배정해 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주 수익률은 상장 당일 기준으로 28.6%, 연말 종가 기준으로는 41.2%에 달했다.

이 효과를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지난 3월 2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케어랩스 공모가는 주당 2만원이었다. 이날 케어랩스 주가는 공모가 대비 두 배까지 오른 주당 4만원에 시초가를 찍었다. 여기서 상한가를 치며 주가가 가격 제한폭(30%)까지 올랐다. 주당 2만원에 시작한 주식이 장 마감 이후 주당 5만2000원에 마감했다.

예를 들어 규모가 200억원인 코스닥 벤처펀드가 있고, 주당 2만원에 공모주 물량 1억원어치를 받았다고 가정하자. 이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는 상장 첫날 종가에 이를 전부 매도 처리했다. 그렇다면 공모주 투자 한 방으로 하루에 거둔 수익만 1억6000만원에 달한다.

펀드 설정액이 200억원이니 이 투자 한 건이 펀드 수익률을 0.8%포인트 올린 효과를 낸 것이다. 이렇게 연간 공모주 투자 4건을 성공시켰을 때 펀드 수익률은 4%포인트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쏟아진 IPO 물량은 74건이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큰 위험을 지지 않고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높일 기회가 널려 있다는 뜻이다. 한 사모펀드 운용본부장은 “코스닥 시장을 살리겠다는 정부 정책방향이 확고하다”며 “코스닥 벤처펀드 효과까지 겹쳐 올해 코스닥 상장 열풍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 사모펀드 대표는 “자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공모주 투자로만 연 7%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절대 마이너스 수익률이 날 수 없는 마법 같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업계에서는 상품이 나오기 전 정부가 제대로 된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지 않았을 거란 후문까지 돌 정도다.

가만히 앉아서 연 7% 안팎 수익률이 나온다는 것을 정부가 알았으면 코스닥 공모주의 30%까지 우선 배정하는 ‘극약 처방’을 내놓지는 않았을 거란 자체 분석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살리기라는 큰 명분에 사로잡힌 정부가 전례 없는 강한 당근을 내민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 덕에 운용업계는 간만에 살맛 난 기분”이라고 말했다.

공모펀드 투자자는 세제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투자금액의 3000만원까지 10% 소득공제를 해주는 구조다. 3000만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300만원을 소득공제 받아서 소득세율(6~42%) 적용 이후 18만~126만원에 달하는 세금을 돌려받는 구조다. 다만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투자 기간 3년을 모두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3년을 채우기 전에 코스닥 벤처펀드를 환매할 경우 이미 받은 소득공제액을 토해 내야 한다. 3년 중 딱 한 번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사모펀드 역시 같은 구조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최소가입금액이 작게는 1억원 많게는 10억원에 달하는 사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특성상 세제혜택이 사모펀드 투자자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마포구 IBK기업은행 창업보육센터에서 코스닥 벤처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최소가입금액 수억원짜리 사모펀드

하루 만에 ‘완판’

당초 코스닥 벤처펀드 계획이 발표된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 상품이 잘될 수 있을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출시 첫날인 4월 5일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이는 쓸데없는 걱정으로 판명됐다. 출시 첫날에 내놓은 사모펀드 상품 다수가 완판 랠리를 펼쳤다. 디에스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업계 이름난 회사들이 하루에만 수백 억원어치 자금을 빨아들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일 팔려 나간 코스닥 벤처펀드만 3708억원어치에 달했다. 6개 자산운용사가 선보인 6개 공모 펀드에 260억원이 유입됐고 27개 사가 내놓은 40개 사모펀드에 3448억원이 들어온 것이다. 이후로도 설정액은 가파르게 늘었다.

8일 3858억원을 기록한 설정액은 10일 5693억원으로 12일 8368억원으로 급증했다. 13일 9365억원까지 치솟은 설정액은 16일 1조1151억원으로 가뿐하게 1조원 고지를 돌파했다. 공모펀드에 국한된 얘기지만 출시 초기 수익률 기록도 나름 선방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월 16일 기준 일주일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공모펀드 7개 상품 중 5개 상품이 플러스 수익을 기록했다.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 IPO 펀드가 수익률 1.5%로 선두였다.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펀드 역시 일주일 기준 1.48% 수익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상품이 이제 막 팔리기 시작해 수익률을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출발 기록이 나쁘지 않아 투자자 관심이 더 몰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도 여전하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처음 설정된 지난 5일 868.93이었던 코스닥은 17일 901.22로 마감해 3.7%나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아직 코스닥 벤처펀드에 들어온 자금이 코스닥 시장에 제대로 흘러가지 않았다고 진단한다. 지금이라도 코스닥 벤처펀드를 눈여겨보는 투자자라면 몇 가지 투자기준을 세워야 한다. 가장 먼저 사모인지 공모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최소 1억원 이상 투자여력이 있는 자산가라면 사모펀드를 고르는 게 낫다. 자금 유출입이 거의 없어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다수의 사모펀드들이 메자닌 투자를 해본 경험이 많기 때문에 메자닌에서도 쏠쏠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운용사별로 최소 가입기준이 천차만별인데 씨스퀘어자산운용이 최소 가입금액을 1억원으로 설정해놨다. 디에스자산운용이 5억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10억원 선이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직장인들은 공모펀드로 눈길을 돌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모펀드 중에서는 기준을 두 가지로 나눠서 접근하면 된다. 메자닌을 축으로 수익을 내려는 운용사와 주식을 기반으로 수익을 내려는 운용사 둘로 갈린다.

KTB자산운용과 브레인자산운용은 메자닌을 기반으로 승부를 내려는 곳으로 꼽힌다. 두 회사 모두 계열사 혹은 직접 투자를 통해 메자닌에 접근해 본 경험이 풍부하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브레인자산운용은 코스닥 벤처펀드를 사모형과 공모형 둘 모두 출시한 유일한 운용사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은 주식을 잘 골라 승부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KB자산운용이 내놓은 KB코스닥벤처기업소득공제펀드는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하겠다는 원칙을 세워 놨다. 국내 대표 중소형주 펀드인 KB중소형주포커스펀드 등을 운용하며 쌓은 노하우를 살리면 주식시장에서 정면 승부해 경쟁 펀드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이를 위해 KB자산운용은 외부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리서치를 통한 저평가 기업 발굴에 주력하기로 했다. 업종을 불문하고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싼 가격에 매수한다는 게 기본 전략이다. 최종적으로 60~70개 종목을 바구니에 담아 주기적인 편입종목 교체(리밸런싱) 작업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빠른 속도로 팔려 나가면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은 코스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주목할 만하다. 이론대로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의 35% 안팎 금액이 코스닥시장에 흘러가면 자연스레 코스닥 종목 전반에 온기가 퍼질 수 있어서다.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TIGER미디어컨텐츠 ETF, KODEX바이오 ETF를 비롯한 업종 ETF와 코스닥 150 ETF, 코스닥 150 레버리지 ETF가 꼽힌다.

4월 들어 바이오주에 쏠리던 ‘거품’이 일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인다. 하지만 연기금이 코스닥 비중을 본격 늘리게 되면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리스트를 점령한 바이오 종목에 자금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여기에 코스닥 벤처펀드에서 코스닥 구주에 투자하는 비중까지 가세하게 되면 코스닥 150 ETF, 코스닥 레버리지 ETF 등 상품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ODEX 바이오 ETF 등 바이오 업종 ETF 역시 같은 논리로 투자 리스트에 올릴 수 있다.



▶바이오 투자는 ETF가 대안

하지만 기업가치 산정이 잘 되지 않는 바이오 종목 투자를 꺼리는 투자자는 TIGER미디어컨텐츠 ETF, TIGER코스닥150IT ETF, TIGER코스닥150로우볼 ETF 등도 대안 상품으로 삼을 만하다.

물론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은 코스닥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벤처펀드가 투자할 수 있는 코스닥 벤처기업 혹은 벤처에서 해제된 지 7년 이내인 종목은 567개에 달한다. 다만 시가총액 1000억원을 밑도는 소형주는 투자대상에서 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시총이 작고 거래량이 말라 있는 종목은 주식을 살 때 가격을 올리며 담아야 하는 한계 때문에 투자하기 망설여진다”고 설명했다.

[홍장원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2호 (2018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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