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위기 자초한 한국GM, 7년 전 르노삼성은 달랐다
기사입력 2018.05.04 09:57:57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르노삼성자동차 공장

“올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월 13일 한국지엠이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한국지엠 측은 “군산공장은 최근 3년간 가동률이 약 20%에 불과한 데다 가동률이 계속 하락해 지속적인 공장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최근까지 심각한 손실을 기록한 경영실적이 이번 결정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당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라며 “최근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지엠 임직원, 군산 및 전북 지역사회와 정부 관계자의 헌신과 지원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강남의 푸르덴셜타워에서 열린 르노삼성 신년 간담회 자리에서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르노삼성은 한국에 든든히 뿌리내린 제조업체입니다. 1000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있고, 앞으로 그 수는 점점 늘어갈 겁니다.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하락했지만 올해는 내수 10만 대, 수출 17만 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내수와 수출을 합쳐 총 27만 대에 이르는 판매량은 지난해 실적(내수 10만537대, 수출 17만6271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무작정 판매량을 늘리기보다 고객만족도를 높여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행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한쪽은 폐쇄와 철수를, 다른 한쪽은 목표 달성에 매진하는 형국이다. 국내자동차제조사의 경쟁자로 꼽히는 양사는 최근 실적에서도 엇갈린 흐름이 뚜렷하다. 7년여 전 위기를 맞았던 르노삼성은 최근 3년간 약 9000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낸 반면, 한국지엠은 같은 기간 누적 손실이 1조3000여 억원에 달한다. 과연 비슷한 위기 앞에 두 기업의 행보는 어떻게 달랐을까. 무엇이 정반대의 상황을 이끈 것일까.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신임 대표이사



▶Point 1. 위기 앞에 노사합심, 뼈를 깎는 극약 처방

“글로벌 경기침체는 다 아는 사실이었는데, 차가 안 팔리니 옴짝할 수가 없었어요. 여기에 원화가치 하락으로 수출을 해도 영업이익이 좀처럼 늘지 않으니 피로도가 더 쌓였죠. 수입차들도 슬금슬금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서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높았습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가 전한 2011년 당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상황이다. 우선 경기가 둔화되고 가계부채가 높아지면서 차를 사려는 이들이 줄었다. 또 국내 수요가 줄어 수출에 주력했는데 원화가치가 하락하며 오히려 영업이익도 줄어들었다. 부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르노삼성의 입장에선 엔고현상과 유럽재정 위기까지 겹치며 상황이 악화됐다. 2010년 27만5000대를 생산했던 부산공장은 유럽으로 수출되던 SM3의 생산이 중단되며 2012년 생산량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2010년 3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르노삼성은 2011년 215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11년 9월 신임 CEO로 임명된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은 당시 “뼈를 깎는 극약 처방 없이는 회사가 살아날 수 없다”며 “임직원의 희생을 기필코 미래의 발전과 성장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발표된 대책이 ‘리바이벌 플랜(회생계획)’이다. SM5, QM3 등 신차출시로 상품성을 강화하고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게 명목상 전략이었지만 업계에선 이미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만큼 회생을 위한 희생이 절박했다. 구조조정은 신속하게 진행됐다. 리바이벌 플랜이 가동된 2년간 르노삼성은 희망퇴직 실시 등으로 임직원 수를 5500명에서 4300명으로 감축했다. 노조가 2012~2013년 임금 동결, 생산 목표 달성을 위한 긴급 특근 요청 수용, 공정개선운동, 노사 간 도시락 미팅, 무인운반차 도입 등에 협조하며 생산성 향상에 나섰다. 사측은 이에 대해 고용보장을 약속하며 위기극복의 토대를 마련했다. 지난해 10월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르노삼성의 노조는 2015년 이후 3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Point 2. 자발적인 구조조정에 그룹도 확실한 보상

노사가 만들어낸 구조조정 성공에 모그룹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도 화답한다. 2012년 7월, 북미지역으로 수출하는 소형 SUV 닛산 로그의 생산(8만 대)을 부산공장으로 배정하며 성장의 발판이 마련됐다. 2014년 9월 북미 수출이 개시되며 르노삼성의 실적은 빠르게 회복된다. 2015년 2월에는 11만 대까지 생산량이 늘어 2014년 1475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015년 3262억원, 2016년 4175억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부산공장의 생산성도 빠르게 향상됐다. 르노-닛산그룹의 전 세계 공장 50여 곳의 생산성 순위를 살펴보면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순위가 2013년 25위에서 2014년 19위로 상승했다. 이듬해인 2015년과 2016년에는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는 르노-닛산그룹의 최상위권 수준이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부품국산화도 닛산 로그를 생산하기 위해 70%까지 비율을 높였다. 그런가 하면 로그의 생산량이 기존보다 38%가량 늘면서 87개 국내 협력사들의 연간 매출이 6200여 억원에서 8600여 억원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르노삼성 노사화합의 힘, QM6 생산 10만 대 돌파



▶Point 3. 고비용, 저효율?

임금경쟁력 확보 우선

2년간 리바이벌 플랜을 진행하며 르노삼성은 기존 계획보다 1년 앞선 2013년 초에 매출 3조3000억원, 영업이익 445억원, 당기 순이익 170억원을 달성하며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흑자전환의 가장 큰 몫 중 하나가 ‘임금경쟁력 확보’였다고 지적한다. 당시 르노삼성은 이를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과 호봉제 폐지, 정기상여금 통상임금 산입 제외를 시행했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내놓은 ‘한국GM 글로벌 생산 경쟁력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르노삼성보다 고비용·저생산 구조인 한국GM의 인건비를 지적하고 있다. 1인당 평균 임금은 2016년 기준 한국GM과 르노삼성이 각각 8670만원, 6550만원으로 한국GM이 2120만원이나 높았다.
매출 대비 임금 비율도 한국GM이 11.4%로 4.4%인 르노삼성보다 2배 이상 높다. 여기에 평균 연령도 한국GM이 르노삼성보다 8.6세 높고, 근속연수는 6.8년 길었다. 현재 한국GM은 호봉제 운영으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2호 (2018년 05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호텔에서 즐기는 오마카세·덴푸라 日食 명가 밀레니엄 서울 힐튼 겐지

탁월한 연비에 맘 편한 여행길 르노삼성, QM6 GDe

[소재학 교수의 사주명리학] 알밤도 떨어질 때가 있듯 누구에게나 자신의 주기 있다

[돈 되는 법률이야기] 상속·증여세 물납제도 부정적 시각도 많아 주의 필요

[이순원의 마음산책] 이 가을 공책 속 혼잣말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