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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백 테크’보다 주목받는 럭셔리펀드
기사입력 2018.01.12 15: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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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샤테크’라는 신조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명품 브랜드 ‘샤넬’과 ‘재테크’를 혼합한 단어다. 개당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샤넬백을 사 놓으면 해가 지날수록 출시 가격이 높아져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개념이다. 물론 중고시장에서 샤넬백을 내놓을 때 거래되는 금액 등을 감안하면 시류에 맞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년 빼놓지 않고 상품 가격을 올리는 명품 업체의 ‘배짱 영업’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2017년도 마찬가지였다. 글로벌 증시 전역이 상승세를 보이며 소비시장도 꿈틀거렸기 때문일까. 대다수 명품 업체들이 잇달아 제품 가격을 올려댔다. 샤넬은 5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다. 10월에는 가방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8% 올렸다. 클래식 기본 장지갑은 116만에서 124만원으로 가격표를 바꿔 달았다. 5월에는 지갑 등 일부 제품 면세 판매 가격을 평균 4%가량 올렸다.

발렌시아가는 핸드백·주얼리 등 일부 상품 가격을 최대 30%까지 인상했다. 212만원 하던 ‘미니 시티’가 22% 오른 259만원이 됐고, 269만원 하던 ‘시티 스몰’은 300만원 이상으로 가격이 올랐다. 구찌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다. 가방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에르메스 역시 2017년 초 제품별로 2~3% 가격을 인상했다.

국내 소비자 일부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가격 올리기 전에 미리 사놓자”는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명품을 사기 위해 계를 드는 사례가 나올 정도다. 타인의 시선에 자유롭지 않은 한국인의 특성상 명품 가방 한두 개는 꼭 갖춰야 할 필수 아이템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을 올리고도 매년 판매량이 줄지 않으니 명품 업체 입장에서는 제품가격을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가격이 또 오를 거란 생각에 미리 제품을 확보하려는 ‘가수요’가 판매 그래프를 밀어 올리고, 이렇게 확보한 제품 수요를 기반으로 다시 상품 가격표를 바꿔다는 ‘배짱 영업’이 톱니바퀴처럼 견고하게 명품 시장 근간에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일반 소비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명품 가격을 질시 어린 시선으로만 바라봐야 할까. ‘역발상 정책’으로 명품을 만드는 회사에 돈을 투자하면 어떨까. 회사의 주주가 되면 명품이 잘 팔려 얻은 수익이 주가를 올려 내 통장 잔고도 덩달아 두둑해질 수 있다. 하지만 잘 모르는 명품회사 몇 곳에 직접 투자하기에는 여러 가지 까다로운 절차가 많은 게 사실이다. 이럴 때는 명품 업체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놓은 ‘명품 펀드’에 가입하는 식으로 우회로를 찾을 수 있다. 샤넬백 살 돈으로 샤넬을 만드는 회사에 투자하는 전략. ‘럭셔리 펀드’ 베팅 전략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총 3종의 펀드 출시

국내 자산운용사에서도 총 3종의 럭셔리 펀드를 출시해 놓은 상황이다. 2017년 한 해 럭셔리 펀드는 회복되는 경제성장을 등에 업고 적잖은 수익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월 14일 기준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5.93%에 달한다. 수익률이 연중 완만한 플러스 그래프를 그렸다. 6개월 수익률 9.4%, 1개월 수익률도 2.05%로 양호하다. 이 펀드는 루이비통을 만드는 LVMH그룹에 8% 비중을 실어 투자해 놓은 펀드다. 조니워커 등을 생산하는 디아지오(Diageo), 나이키, 리치몬트(RICHEMONT) 등에 두루 돈을 태워 놓았다. 리치몬트는 까르띠에(Cartier), 반 클리프 앤 아펠(Van Cleef & Arpels), 피아제(Piaget) 등을 거느린 세계 굴지의 명품 그룹이다.

이 펀드는 2년 기준으로도 30.64%, 5년 기준 58.1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장기 투자 시 수익률 그래프가 더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오랫동안 묻어 놔도 안심할 수 있는 펀드라는 얘기다.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 역시 양호한 수익률 그래프를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24.99%에 달한다. 6개월 수익률은 11.0%, 3개월 수익률은 5.63%다. 이 펀드는 명품 브랜드그룹 케링(Kering)에 투자한 비중이 가장 높다. 투자 비중이 3.39%다. 케링 그룹은 구찌(Gucci), 생로랑(Saint Laurent),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발렌시아가(Balenciaga) 등 굵직한 브랜드 15개를 가지고 있는 회사다.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백화점 중 하나인 쁘렝땅 백화점(Printemps)도 케링 그룹 소유다.

케링 그룹은 2017년 3분기 전체 그룹 매출이 전년대비 28% 성장하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간판 회사 구찌 매출이 50% 넘게 늘었다. 이외에도 LVMH 그룹(3.37%), 페이스북(3.34%), 구글 알파벳(3.15%), 에르메스(Hermes·3.04%) 등에 두루 돈을 묻어 놓고 있다. 이 펀드 2년 수익률은 31.26%, 3년 수익률 역시 45.37%로 우수하다.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펀드도 주목해야 할 상품이다. 연초대비 수익률 20.37%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이 펀드는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금융 공룡과 소비재 등에 두루 투자하는 특징이 있다.

씨티그룹과 비자, 알리바바 등의 회사가 대표적이다. 페이팔과 모건스탠리도 주요 투자 종목 중 하나다. 스타벅스도 포트폴리오에 들어있다. 스타벅스는 커피 시장 불황에도 여전히 글로벌 커피 시장에서 지배력을 가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회사다. 이 펀드 역시 2년 수익률 28.03%, 3년 수익률 44.16%를 기록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수익률 그래프가 올라가는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미 발빠른 투자자들은 ‘럭셔리 펀드’ 올라타기에 나선 상황이다.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에는 연초 이후 12월 중순까지 1000억원 넘는 뭉칫돈이 몰려들었다. 1156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펀드가 빨아들였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소비 경기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발 빠르게 수혜를 볼 수 있는 펀드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라고 말했다.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펀드에도 연초 이후 451억원이 몰려들었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는 연초 기준으로 하면 12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지만 이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펀드 가입 문의가 다시 몰려드는 상황이다. 6개월 기준으로는 14억원의 자금이 새로 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연초에 빠져 나갔던 자금이 5~6월 이후 다시 집중적으로 돌아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명품 시장 지속 성장 전망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이 명품 시장이 지속 상승할 거란 취지의 보고서를 내놓은 것도 관전 포인트다. 특 히 명품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 소비자들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다. 2017년 명품시장 전체의 3분의 1을 중국이 소비했을 정도다. 베인앤컴퍼니가 발표한 ‘2017 세계 명품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명품시장 매출액은 1조4000억달러로 추산되는데 이 중 중국인이 32%를 소비했다는 게 업체의 추산이다. 2025년에는 전 세계 명품시장의 44%를 중국인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맥킨지는 2025년 명품 구매에 중국인 가정 760만 가구가 연간 1조위안(160조원)을 지불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특히 중국의 부유층 외에 신흥중산층, 직장인 여성이 명품 소비에 본격 뛰어들고 있어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1980년 이후 태어나 2000년대 들어 성인이 된 밀레니엄 세대(千禧一代)가 명품 시장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1자녀 체제’에서 자란 이들은 소비성향이 높고 자기 만족을 중요시한다. 명품을 사는 데 과감히 지갑을 열고 과시하기를 좋아한다. IT에 능숙한 이들은 온라인을 통한 해외직구 형태로 명품을 산다. 잦은 해외여행을 통해 면세점의 큰손이 된 지 오래다.

특히 중국 여성이 소비계의 ‘큰손’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중국 여성 소비규모는 중국 전체의 절반 이상(62%)을 차지한다. 중국이 명품 업계 ‘핫 이슈’로 떠오르자 글로벌 명품 브랜드 마케팅 전략까지 바꾸고 있다.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제품 광고에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게임 속 캐릭터가 등장했다. 버버리(Burberry)와 구찌는 떠오르는 스타인 우이판(吳亦凡 크리스)과 니니를 전속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이들의 명품 소비는 단기적인 추세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0대가 30대로, 30대가 40대로 나이를 먹으면서 그에 맞는 새로운 명품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 주도의 명품 소비가 늘어날수록 명품 업체 실적은 가파른 상승랠리를 펼칠 전망이다. 럭셔리 펀드에 미리 투자해 놓으면 ‘중국인들이 여는 지갑으로 내 펀드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럭셔리 펀드 외에도 내수 소비재 펀드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중국 소비성향 증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화장품, 면세점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풀리는 사드 규제도 호재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금한령 이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금한령 기간이었던 2017년 4~8월 면세점 누적 매출은 4조9529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보따리상 활동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객단가가 343달러에서 660달러로 크게 점프했기 때문이다. 그 덕에 면세점의 중국인 매출 비중은 금한령 기간에도 여전히 70% 선을 오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열린 12월 이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방문객이 본격 회복세에 접어들면 국내 화장품 주가 역시 꿈틀거릴 수 있다.
호텔신라를 비롯한 면세점주 실적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감이 선반영돼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오른 종목도 있어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변덕이 심한 중국 정부가 또 다른 제재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어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장원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8호 (2018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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