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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업의 오프라인 진격… 불붙은 ‘O4O’ 전쟁
기사입력 2018.04.12 16: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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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시애틀 7번가와 블랜차드가 모퉁이에 있는 아마존 본사 1층 ‘아마존고’ 매장. 입구에 있는 아마존 직원이 “아마존고 앱을 내려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개찰구에 생성된 바코드를 댄 후 들어가면 됩니다”라며 한 사람씩 안내했다.

이어 오렌지색 쇼핑백을 무료로 나눠줬다. 쇼핑카트는 없었다. 아마존고 앱을 내려받고 카드 계정과 연결하면 ‘QR코드’가 생성된다. 이 QR코드를 지하철역 개찰구같이 생긴 입구에 터치해야 입장할 수 있다. 아마존 가입자여야 하며 결제할 수 있는 카드가 등록돼 있어야 이용할 수 있다.

매장 천장에는 검은색 블랙박스 모양의 센서 약 100개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아마존고 매장에는 키오스크도 없고 계산대, 계산원(캐셔) 자체가 없었다. 결제를 위해 기다리는 줄도 없었다.

지갑이나 신용카드를 꺼내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나올 때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된다. 원하는 물건을 그냥 들고 나오기만 하면 된다. 매장 입구에는 ‘노라인, 노체크아웃’이란 아마존고 홍보 문구가 곳곳에 써 있었다. 매장을 나오면 약 5분 후 아마존고 앱에 ‘영수증’이 도착한다. 이때쯤 실제 결제가 됐는지 확인할 수 있고 쇼핑한 가격이 모두 얼마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월 22일 매일경제 기자가 직접 아마존고 오픈 현장에서 체험한 후기 중 한토막이다. 이커머스(E-Commerce) 기업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북스(Amazon Books)’에 이어 계산대 없는 식료품점 ‘아마존고(Amazon Go)’를 공개하며 또 다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활동영역을 확장했다.

지난해 6월에는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을 137억달러에 인수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홀푸드마켓은 오프라인 매장 450개를 갖춘 전통적인 유통업체다. 미국의 백화점 ‘메이시스’, 중저가 백화점 ‘J.C. 페니’, 종합유통업체 ‘시어스’가 다수의 매장을 철수하고, 미국 최대 장난감 체인 ‘토이저러스’가 미국 내 735개 매장을 완전히 청산하기로 결정한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온라인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른바 온라인 퍼스트 기업의 오프라인 진출은 온라인 쇼핑 거래 규모가 900조원(2016년 5조3288억위안(901조6862억원), 한국무역협회)을 넘어선 중국도 마찬가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은 지난 2016년 그룹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책임지는 알리윈의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전자상거래라는 말은 곧 사라질 것”이라며 “미래에는 온·오프라인 소매가 서로 결합할 것이며,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융합한 신유통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유통의 핵심은 오프라인의 디지털화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 베이징, 항저우 등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디지털 신선식품매장 ‘허마셴셩(盒马鲜生)’은 신유통을 대표하는 사례다.

매장은 수산물과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이 진열된 마트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일종의 체험공간에 가깝다. 고객이 구매할 상품을 챙길 필요 없이 제품의 QR코드를 스캔한 후 알리페이로 결제하면 30분 내(반경 3㎞ 이내)에 집 앞으로 배달된다.

이 매장에선 현금이나 카드는 무용지물이다. 오직 알리바바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로만 결제가 진행된다. 이를 통해 공급자는 고객의 구매패턴(빅데이터)을 분석, 상품의 수급과 진열을 달리할 수 있고, 소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의 신선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유통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오프라인 영역 확대가 가속화되면서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가 O4O(Online for Offline)서비스로 진화되고 있다”며 “유통에도 이미 빅데이터 전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O2O에서 O4O로 진화된 서비스

여기서 잠깐, 그럼 O2O와 O4O서비스는 뭐가 어떻게 다른 걸까.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ICT기술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의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Online)하고 원하는 곳으로 배달(Offline) 받는 서비스다.

O2O가 단순히 온라인 소비자를 오프라인으로 연결하는 역할이라면 O4O는 업계의 생태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오프라인 시장의 영향력을 강화한 서비스다. 앞서 언급한 아마존고가 대표적인 O4O서비스 중 하나. 스마트폰에 앱만 설치(Online)하면 줄 설 필요 없이 입장과 결제(Offline)가 자동으로 진행된다.

국내 온라인 기업들도 이러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부동산 O2O 플랫폼 ‘다방’이 서울 관악구에 설립한 ‘다방 케어센터’는 다방의 데이터베이스가 기반이다. 매물의 신뢰도와 중개서비스 품질 등 그동안의 문제점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해결하기 위해 만든 서비스다. 방을 찾는 이와 내놓은 공인중개사를 직접 연결해 매물 추천, 동행 방문, 임대차 법률 및 이사 상담, 공구 대여 등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장 차별화된 서비스는 센터직원인 ‘방봄대원’과의 동행 방문. 방봄대원이 허위매물 등을 확인하고 방 확인에 필요한 주요 체크리스트를 제공, 이용자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숙박앱 라이벌 ‘야놀자’와 ‘여기어때’도 각각 오프라인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우선 야놀자는 관광호텔급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에이치에비뉴’를 시작으로 ‘호텔야자’, ‘호텔얌’, ‘코텔’ 등 4가지의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야놀자가 직접 개발한 ‘키리스(keyless)’ 시스템을 이용하면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결제와 동시에 스마트키가 발급된다. 자연스럽게 프런트를 거치지 않고 객실을 이용할 수 있다. 입실하면 객실 조명은 자동으로 켜진다.

조명을 켜기 위해 객실 키를 꼽거나 스위치를 찾을 필요가 없다. 실내에는 ‘무선 재실감지 센서’라고 부르는 IoT 센서가 있어 재실 여부를 판단해 전원을 공급한다. 체크아웃할 땐 미리 앱으로 ‘차량 호출’을 주문할 수 있다.

여기어때는 ‘호텔여기어때’라는 중소형호텔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도 사물인터넷 기반의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지난 1월 아마존고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인파



▶온라인에서 확보한 빅데이터로

오프라인에서 차별화 서비스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온라인 기업들의 가장 큰 무기는 데이터베이스, 즉 온라인에서 확보한 고객의 빅데이터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빅데이터로 고객의 성향을 분석해 전통적인 유통기업과는 다른, 차별화된 매장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게 온라인기업의 장점”이라고 전했다.

일례로 아마존북스는 온라인상에서 판매하는 책의 평점, 선 주문량, 판매량 등을 바탕으로 매장 내에 책을 진열한다.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추천 서비스(If you like)에 소개된 책도 매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아마존의 전자책 서비스 전용 단말기 ‘킨들’ 독자들이 책을 읽다 직접 강조한 문구들로 책을 소개하는 등, 킨들에서 확보한 데이터 역시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알리바바의 허마셴셩 역시 고객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오프라인 매장 차별화에 적용한 사례다.

허마셴셩은 알리페이 결제를 통해 고객의 경험과 데이터를 확보한다. 현금거래 비중이 높은 중국에서 고객의 데이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영민한 선택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험으로 온라인 단점 극복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얻게 되는 장점 중 하나가 배송이 아닌 ‘즉시 수령’이다. 특히 제품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전달할 수 있어 색상이나 촉감 등 감각적인 제품에 대한 만족도와 온라인상에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와비파커(Warby Parker)’는 온라인 직접 판매로 유통 단계를 줄이고 가격을 기존의 1/5 수준인 95달러로 낮춰 안경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킨 온라인 안경 유통업체다. 와비파커의 성공요인은 ‘홈트라이온(Home Try on)’이라 불리는 프로그램. 홈페이지에서 써보고 싶은 안경 5종을 고르면 샘플이 집으로 배송되고, 고객은 5일간 안경을 써본 뒤 와비파커로 반송한다.

그 후 마음에 드는 안경을 골라 시력과 눈 사이 거리를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2주 뒤 맞춤 제작된 안경을 받을 수 있다. 모든 배송료는 회사가 부담한다. 최근 와비파커도 고객의 체험을 늘리기 위해 오프라인 쇼룸을 확장하며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결과는 대성공. 미국 내 60여개 매장을 오픈한 후 오히려 온라인 매출이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지역의 전체 매출은 9%나 늘고 온라인 매출도 3.5% 늘었다.

업계의 한 유통전문가는 “온라인 쇼핑을 통해 만족할 수 없었던 체험 기회를 제공해 구매 의사를 구매 결정으로 이끌었다”며 “온라인 기업의 오프라인 매장 운영은 쇼핑의 다양한 경우의 수를 직접 경험할 수 있어 구매 확대를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1호 (2018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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