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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 시행 한 달, 강남 재건축 시장 급매물 나와도 매수세 끊겨
기사입력 2017.09.20 15:50:21 | 최종수정 2017.09.20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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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주택시장안정화대책(8·2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을 맞은 강남3구 재건축 시장은 거래 절벽과 수주전의 한가운데 섰다.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라는 초강수를 둔 이번 대책으로 매수세가 뚝 끊긴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재건축 초과 이익환수제’를 두고 이달 9월 강남3구 일대 재건축 조합 시공 수주 대전이 열린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기 등을 놓고 눈치를 보며 일반 분양 일정을 미루던 강남·서초 일대 재건축 단지들도 분양 시장에 나온다.

반포주공1단지



▶호가 낮춘 매물 늘어난 재건축 시장

매매 시장에서는 8·2대책 직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단지마저도 매물들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재건축의 메카’로 통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서울 서초구 반포·잠원 일대도 예외는 아니다.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진 후 ‘재건축 속도전’ 바람이 붙으면서 집주인들의 기대감 속에 7월까지만 해도 좀처럼 매물이 나오지 않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사업장은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신탁방식의 재건축을 검토하며 사업 속도를 내려던 잠원동 신반포 4차와 2차다. 잠원동 신반포2차는 한 달 새 매물이 늘고 시세가 7000만~8000만원가량 내려가면서 14억원을 호가하던 전용면적 68㎡형이 13억2000만원선으로 떨어졌고 12억9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왔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8·2대책 직후 매물이 하나 둘 나오다가 한 주가 지날수록 5~6가구씩 매물이 더 많이 나왔다”며 “투자목적의 거래가 이뤄졌던 전용 68·79㎡형 중소형 면적 위주로 집주인들이 집을 팔겠다고 문의해 오지만 매수 문의는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이후 주택경기 회복세 속에 물건을 내놓기만 하면 바로 팔릴 만큼 환금성이 좋고 시세 차익도 억대를 오간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던 ‘투자 로망’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이제는 애물단지가 된 셈이다.

신반포4차 역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투자 열풍 속에 지난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였던 사람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으면서 비슷한 동·층을 기준으로 15억5000만~16억원을 오가던 전용 96㎡형이 전세를 낀 급매물이 15억원에 나왔다”고 말했다. 조합이 만들어지지 않은 추진위원회 단계인 경우 매매가 자유롭지만 시장 전망이 좋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한 투자자들이 서둘러 되팔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를 두고 시장에서는 한 차례 혼란도 오갔다. 국토교통부는 8·2대책을 통해 제한을 강화(사업지연 3년)하기로 했지만 이달 예정인 주택법 시행령 개정 전에는 현재의 시행령에 따라 예외사유(사업지연 2년)를 인정받은 재건축 단지에 대해서는 개정 시행령을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고 지난달 11일 밝힌 바 있다.

예를 들어 삼호가든3차는 2015년 2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아직 착공을 하지 못해 현행 법령상 ‘사업지연’에 해당해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신반포7차 역시 2015년 5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하지 못해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반면 올해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거나 신청한 신반포13·14차와 22차, 반포현대·반포우성,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3주구), 신반포3차·반포경남(통합 재건축)을 비롯해 올해 조합인가를 받은 신반포12차와 각각 2015년 12월, 2016년 8월 조합인가를 받은 신반포18차(337동)와 신반포19차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하다.

강남 일대 전경

▶조합원 물건 투자 주의보, ‘이주비 대출·현금청산’

조합원 지위양도가 사실상 금지되면서 매수세가 얼어붙은 가운데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선 시세보다 3억원이나 싼 ‘현금청산’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나온 6·19에 따라 오는 9~10월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개정되면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는 청약조정대상지역 내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는 원칙적으로 같은 정비구역에서 두 채 이상 주택을 보유할 수 없다. 나머지 보유 주택은 관리처분인가 이전에 청산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인가 후 90일 이내에 현금 청산된다. 같은 조합에 속한 주택 두 채를 들고 있던 조합원은 한 채를 ‘현금청산’을 통해 처분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금청산이란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새 아파트 입주권을 포기하는 대신 조합으로부터 현금을 받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시내 재건축 아파트는 총 10만8000가구로 이 가운데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단지는 절반 수준인 5만5655가구에 달한다. 8·2대책에 따라 ‘사업지연’에 해당하는 예외적인 사례를 제외하면 5만5655가구 중 상당수가 현금청산 매물로 시장에 풀릴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지난달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0차 3전용 54㎡형은 7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시세가 10억원 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억원이나 낮은 매물이 나온 것인데 사연이 있는 매물이었다. 최소 10억원을 넘는 서초 일대 재건축 시장에서 7억원에 나온 이 물건은 조합원이 내놓은 ‘현금청산’ 매물이다.

현금청산 매물은 일반 재건축 입주권과 다른 점이 많아 매수 시 주의가 필요하다. 현금청산 매물은 재건축 조합원 분양이 끝난 뒤 집이 아닌 현금을 받을 권리를 파는 것이다. 현금을 얼마나 받을지의 기준이 되는 ‘집값’은 조합 정관에 청산금액 결정기준이 명시돼 있다면 이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사업시행자(조합 등)와 소유자가 협의해 정한다. 이 경우 시장·군수가 추천하는 2명 이상의 감정평가업자가 평가한 금액을 산술평균해 산정한 금액을 기준으로 협의할 수 있다.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유자가 주택을 법원에 맡긴 후(공탁) 시행자가 매도청구를 한다. 이때 매도청구 가격은 1996년 나온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재건축을 통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발이익이 포함된 수준이다. 매도청구 당시의 시세가 일반 시세와 비슷한 경우는 갈등 소지가 적지만 일반 조합원과 현금청산 대상자 간 감정평가 기준이 다를 경우 분쟁이 생길 수 있다.

이 밖에 현금청산은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한 경우 강제 매각 대상이 되거나 오랜 기간 돈이 묶일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결국 현금청산 물건에 관심 있는 투자자는 먼저 조합의 정관을 살펴본 뒤 매물이 시세보다 얼마나 낮게 나왔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 또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언제쯤 받을 수 있는지 감안해야 예상 수익률 산정이 가능하다. 단 현금청산 물건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과 대상은 아니다.

한편 8·2대책에 따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낮춰지면서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되자 투기지역에 속하는 강남권 재건축 조합원들의 이주비 대출한도도 줄어든다. 이주비란 재건축·재개발을 위해 기존 건물이 철거될 때 단지 소유자들이 대신 살 수 있는 거주지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집단대출을 말한다. 특히 투자 목적으로 소유한 조합원인 경우 이주비 대출은 통상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 등을 상환할 때 활용한다.

기존에는 LTV 60% 한도를 적용받던 곳도 8·2 대책에 따라 서울 전역이 40% 한도에 묶이게 됐다. 이주비 대출에 제한을 받은 조합원들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권을 팔려 하더라고 현재로서는 입주권을 가지고 있지도, 팔아 버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 처한 대표적인 아파트로 강남 개포주공1단지와 청담삼익, 서초 신반포3차·방배경남을 꼽는다. 한 정비사업체 관계자는 “일부 재건축·재개발 조합에서는 시공사로부터의 직접 이주비를 빌리는 방안도 고려 중이지만 금융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은 조합원들이 추가 부담금을 내야 할 공산이 크다”며 “조만간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10월부터 이주를 시작하는 동작구 흑석3구역이 시공사인 GS건설로부터 직접 차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잠실 미성 아파트·크로바 아파트 단지

▶8·2대책 여파 분양시장도 충격

정부가 ‘10여 년 만에 낸 초강수’로 불리는 8·2대책을 낸 후 강남권(강남4구, 강남·서초·송파·강동) 재건축 분양시장도 혼란에 빠졌다. 현장 공인중개소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8·2대책 시행 시점과 내용이 여전히 익숙지 않다. 강남권은 투기지역이자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조합원 양도금지가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일반분양을 통해 강남권에서 집을 마련하려는 소비자들은 달라진 ‘청약’과 ‘대출’ 측면을 눈여겨봐야 한다. 분양가도 중요하지만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공급 측면이다. 분양가 고공행진은 이달 시장에 나오는 ‘래미안강남포레스트’(강남 개포시영 재건축)와 ‘신반포센트럴자이’(서초 신반포6차 재건축)에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분양가 상한제라는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해 8월 분양한 강남 ‘디에이치아너힐스’(개포주공3단지 재건축)를 시작으로 3.3㎡당 분양가를 ‘주변 분양가+10%’ 이상 높이지 못하게 제한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도 사실상 분양가 상한이 존재한다.

청약 단계에서는 청약 문턱을 먼저 눈여겨봐야 한다. 지난해 11·3대책에 따라 먼저 규제를 받은 강남권에서는 2주택 이상 소유자가 청약을 할 수 없다. 또 2주택 미만 소유자여서 청약통장을 사용해 일반분양을 받았더라도 일단 당첨이 됐으면 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이후 5년간 청약을 통해 다른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없다.

1순위 요건은 더 까다로워졌다. 이제는 추가로 청약통장 가입 후 2년(국민주택은 납입 횟수 24회 이상)을 넘어야 1순위 자격을 갖는다. 이전까지는 청약통장 가입 후 수도권은 1년을 경과하고, 납입횟수(국민주택)와 예치기준금액(민영주택)만 충족하면 1순위 자격을 받을 수 있었다. 국민주택이란 국민주택기금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짓는 주택으로 전용면적 85㎡ 이하인 집을 말한다. 민간 부문의 조합이 자체 자금을 들여 새로 짓는 강남 재건축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8·2대책에 따라 청약 가점제 적용도 확대됐다. 이전까지는 일반분양분의 40∼100% 범위 내에서 가점제가 적용됐지만 투기과열지구인 강남권은 전용 85㎡ 이하인 물량 모두 가점제가 적용된다. 전용 85㎡를 초과하는 면적의 일반분양분에 대해서는 가점제를 의무적으로 적용하지 않아도 됐지만 8·2대책에 따라 50% 가점제를 적용해야 한다. 가점제란 무주택기간과 부양가족 수 등에 추가 점수를 줌으로써 당첨 우선권을 주는 제도다.

가점제의 경우 강남권 분양에 당첨된 사람은 대구나 부산 등 다른 지역의 분양아파트를 당첨받을 수도 없게 된다. 전국 차원에서 가점제로 당첨된 사람과 당첨된 가구에 속한 사람은 2년간 가점제에 따른 재당첨이 제한(추첨제는 가능)된다. 가점이 높은 일부 무주택자가 지방을 돌며 당첨을 받은 후 분양권 전매를 반복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 정책의 취지다.

이 밖에 청약 1·2순위자가 계약을 포기하고 남은 물량에 대한 ‘내집마련 신청·계약’에서도 추첨제가 아닌 가점제가 우선 적용된다. 분양권 전매의 경우 강남권 재건축은 소유권 등기 전까지 분양권을 되팔 수 없다는 ‘분양권 전매제한’은 지난해 말 11·3대책에서 나왔다.

‘대출’도 눈여겨봐야 한다. 강남 재건축은 일반 분양가가 기본적으로 9억원을 넘는다. 8·2대책 이후 강남권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청약 경쟁률이 낮아도 대출의 벽은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8·2대책의 중도금대출보증 규제는 강남권에서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대책에 따르면 9억원 이하 분양아파트는 HUG의 중도금 대출보증이 1가구당 1건으로 제한되지만 기본적으로 9억원을 넘는 강남권은 지난해 말부터 중도금 집단대출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렇게 보면 이미 강도 높은 제한을 받은 강남권 규제 체감도는 서울 시내 다른 지역보다 낮을 수 있다. 새로운 점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요건이다. 투기지역인 강남권에서는 8·2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을 가구당 1건만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는 40~70%, DTI(총부채상환비율)는 6억원 초과 주택인 경우 등 40% 선에서 대출액이 결정됐다. 하지만 8·2대책 여파로 강남권 LTV·DTI는 나란히 40%로 강화돼 대출가능 액수가 줄었다.

이 밖에 ‘새 집 갈아타기’ 실수요자도 1주택자라면 양도세 중과를 유의해야 한다. 기존 1주택자가 강남 아파트를 새로 분양받아 입주시점에 일시적인 ‘1가구 2주택’이 될 경우 기존 주택을 팔아 결과적으로 1주택자가 되면 양도세 중과 부담은 피할 수 있다.

▶‘초과이익환수제 피하자’ 사업 속도전

한편 대형 건설사들의 재건축 수주 경쟁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3중 규제(조합원지위양도 금지·분양가상한제·초과이익환수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내년 이후에는 사업을 진행하는 조합이 줄어들면서 일감이 뜸해질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새 아파트를 짓는 조합들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비껴가기 위해 공동사업시행방식이나 신탁방식 등을 통해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안으로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해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9월 안으로 시공사를 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본지가 각 조합 등을 통해 종합한 결과 9월 시공사 선정단계인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은 강남·서초·송파 일대 총 13곳이다. 13곳 중 9곳이 ‘재건축의 메카’로 통하는 서초 반포·잠원동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총 2만409가구를 짓는 강남3구 사업장 13곳의 공사비만 합치면 6조6342억여원으로 지난해 전국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등) 수주잔고 1위를 차지한 대림산업(3조2997억원)과 GS건설(2조3973억원)의 1년치 수주액을 합친 5조697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대부분의 사업장이 이달 안으로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아직 사업시행인가(인가신청 포함) 단계에 있는 반포·잠원 일대 재건축 사업장은 공동사업시행방식과 신탁방식을 택했다. 가구 수와 공사비를 기준으로 가장 몸집이 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이어 규모가 큰 한신4지구를 비롯해 신반포 14차·22차·방배13구역이 공동사업시행방식을 택했고, 신반포4차는 신탁방식으로 진행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연내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려면 처음 사업을 하는 조합보다는 경험이 많은 건설사나 신탁사에게 일정부분 사업을 맡겨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김인오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4호 (2017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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